고지혈증 음모론, 과연 의학적 근거는 있는 걸까?
고지혈증 음모론은 고지방식 식습관으로 고지혈증이 발생하고 이 고지혈증이 다시 동맥경화를 촉발, 결국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일으킨다는 기존의 학설을 미신이라고 치부합니다. 오히려 이와 반대로 고탄수저지방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거나 스타틴과 같은 약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비타민D나 각종 호르몬들이 줄어들면서 근육파괴, 심장마비, 당뇨, 기형아, 암, 치매, 우울증,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충격적인 주장의 실체를 한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의학적 근거 : 의학 상식에 반하는 논문들
콜레스테롤을 억지로 낮추면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논리, 과연 이 논리는 허무맹랑한 것일까요? 그래서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근거가 되는 논문이 있어 한 번 찾아봤습니다. 바로 2019년 2월 7일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자연과학 세계최대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관동의대의 [총 콜레스테롤 농도와 성별 및 연령에 따른 전체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Total cholesterol and all-cause mortality by sex and age: a prospective cohort study among 12.8 million adults]이라는 논문입니다. 관동의대 연구팀은 2001~2004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1281만 명을 대상으로 2013까지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 즉 비만을 관리하고 총콜레스테롤을 200㎎/㎗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학적 상식을 뒤집고 총콜레스테롤이 권고치 보다 높은 210~249㎎/㎗가 사망위험이 가장 낮았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중년층 이상인 경우,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210∼249㎎/㎗에 해당한다면 심장병 위험은 조금 크지만, 낮은 콜레스테롤 농도와 관련 있는 뇌출혈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간 질환 등의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망위험은 오히려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역시 근거가 없는 주장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 비슷한 류의 연구결과들도 있었습니다. 비만의 역설로 불리는 논문들인데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17만 명을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기준보다 높을 때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국내연구에서는 저체중인 사람이 심혈관 질환에도 취약하다는 연구도 있고 관상동맥을 넓히는 스텐트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저체중 환자가 비만환자보다 시술 후 심뇌혈관 합병증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다소 충격적입니다. 음… 비만 환자가 오히려 임상 성적이 더 우수하게 관찰되는 이런 현상을 비만 패러독스 현상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충격 : 총콜레스테롤이 160이하일 경우 사망위험도 급격히 증가
관동의대의 연구결과가 충격적인 것은 사망위험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권고치 보다 높다는 것뿐 아니라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160㎎/㎗ 이하일 경우 사망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150㎎/㎗ 이하인 경우 총 콜레스테롤 고위험군인 300㎎/㎗보다 사망위험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음모론자들이 말하는 스타틴은 죽음의 약이라는 표현이 일면 맞아 보입니다. 스타틴 복용으로 120~130㎎/㎗의 총콜레스테롤을 유지하고 있는, 말 잘 듣는 환자들에게 이 사실은 배신이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와 사망률에도 유의미한 수치가 드러납니다. 남성의 경우 34세 이하에서는 총콜레스테롤이 180~210㎎/㎗ 구간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고 35세가 넘어가면 210~249㎎/㎗ 구간이 가장 사망률이 낮았습니다. 이는 성인병이 주로 발병하는 나이대에 콜레스테롤 관리를 너무 엄격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의학적 상식과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여성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연구의 신뢰성이 높다고 가정한다면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우리는 받아들여야 할지 난망합니다. 고지혈증 음모론자들의 주장이 맞는 걸까요?
고지혈증이 사망률을 높힌다는 신뢰도 높은 연구들 넘처나, 음모론은 통계 오류일 뿐!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의학계 3대 저널은 NEJM, LANCET, JAMA라고 합니다. 여기에 실리는 논문들은 그 신뢰도가 흠잡을 데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실험논문들을 메타분석한 눈문들이 최고의 논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실리는 논문들로 의학교과서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정설로 믿고 있는 고지혈증 관련 진료지침들은 이러한 엄격한 실험과 메타분석의 검증과정을 거친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엄격한 기준에서 보면 앞서 관동의대 논문은 코호트연구(관찰연구)로서 새로운 이론을 입증하기에 그 수준이 높지 않다는 반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 이 관찰연구로는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단독 원인인지 아니면 다른 심각한 질병의 대리지표인지 확실히 밝힐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약물치료로 콜레스테롤이 낮아진 사람이 아니라 자발적인 감소인 경우는 악화된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애초에 콜레스테롤이 어떠한 원인으로 낮아서 건강이 안 좋아졌던 사람들의 사망률이 높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간단히 암이나 혈액암, 혈액질환, 간경변, 만성콩팥병, 갑상선 기능향진증, 영양실조, 결핵,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고 이 경우는 당연히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음모론에 사용되는 관찰연구 논문들은 이렇듯 단순 통계해석의 오류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나요? 어렵게 말하면 교란변수편향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사실 한 두 개만으로 결과를 의도적으로 유도한다는 뜻으로 보면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총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좋은 콜레스테롤 HDL과 나쁜 콜레스테롤 LDL, 중성지방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중 어떤 수치가 사망률에 기여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통계라는 것입니다. 가령 낮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 중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낮아서 사망률이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뭐 이 정도면 반박은 충분한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지혈증 음모론에 사용되는 관동의대 논문에도 지질강하제(고지혈증 약)를 먹고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아졌다면 사망위험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적혀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음모론이었지만, 결국 음모론은 정설이 될 수 없나 봅니다. 긴 글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고지혈증으로 투약을 고려 중이신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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