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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생활정보

조선의 발렌타인데이 경칩, 의미와 유래 풍습 알아보기

by 힐링스토리94 2024. 2. 29.

경칩(驚蟄)이 며칠 앞입니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깜짝 놀라 깬다는 날입니다. 바로 봄을 알리는 절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2024년 경칩은 언제이고 의미와 유래, 재밌는 뒷이야기까지 알아봅니다.

경칩의_의미와_유래

진짜 봄의 시작 경칩(驚蟄), 봄의 4절기 중 하나

경칩은 24절기(節氣)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동짓날 이후 74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24절기 중에서 봄과 관련된 절기는 4개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입춘(立春)과 우수(雨水), 경칩, 춘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날로 2월 4일 무렵이고, 우수는 눈이 바가 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의미로 2월 19일 무렵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이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인 것입니다. 올 해는 3월 5일 화요일이 경칩입니다. 또 낮과 밤이 같아지는 시기인 춘분(春分)은 3월 20일로 그다음 절기를 이어가게 됩니다.

중부이남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진짜 봄의 시작은 경칩이 맞습니다. 이제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는 없어지고 땅은 완전히 녹고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식물과 곤충들이 동면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서울 이북 지역은 아직 완연한 봄이라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경칩 이후에도 꽃샘추위가 한두 번씩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서울 이북 지역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 되어야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습니다. 24절기는 본래 중국 화북지역에서 유래해 그 날씨가 우리나라 날씨 보다 조금 이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칩(驚蟄)의 한자 뜻과 재밌는 유래

앞서 말했듯 24절기의 기원이 중국이므로 모든 절기는 한자로 표기됩니다. 경칩은 놀랄 ‘경(驚)’ 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자가 결합된 말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식물과 벌레가 깨어난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칩(蟄)’이라는 한자를 개구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한자는 사실 벌레는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 또 경칩의 본래 이름은 ‘계칩(啓蟄)’이었다고 합니다. ‘啓(계)’자 역시 일까우다, 열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뜻은 같습니다. 하지만 기원전 2세기 중국 전한의 6대 황제, 경제(景帝)의 본래 이름이 ‘유계(劉啓)’였는데 황제 이름에 쓰인 글자를 함께 쓸 수 없다고 해서 ‘啓(계)’자를 유사한 의미인 ‘경(驚)’자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일본 등에서는 아직도 ‘계칩(啓蟄)’으로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경칩의 영어 표현도 ‘Awakening of insects’로 의미가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24절기는 중국 화북지역 날씨를 근거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 날씨 보다 조금 이릅니다.

조선의 밸런타인데이 경칩, 사라진 풍습들

요즘 기준으로는 좀 유치하지만 조선시대에는 경칩에 가을즈음 주운 은행을 겨우내 간직했다가 연인과 함께 까서 먹었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주변에서 사랑을 확인하기도 했다는데 선조님들은 대체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은행나무는 암수가 곁에 있어야 열매는 맺는 것에서 유래한 상징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칩즈음에는 초봄 나물인 쑥이나 냉이와 달래가 나기 시작해 이를 캐 먹었고 단풍이나 고로쇠나무 수액을 먹었다고 합니다. 경칩 때 나오는 나무수액은 겨울 동안 응축된 것이라 약효능이 뛰어나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경칩이 지나 첫 돼지날(亥日, 십이지일 중 하나) 왕이 직접 밭을 가는 친경(親耕) 후에 백성들에게 밥과 술을 내렸는데 이를 ‘선농탕’(先農湯)이라 하였고, 이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의 ‘설렁탕’의 기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 이 시기부터는 땅에서 갓 나온 벌레나 식물의 싹이 상하지 않도록 논과 밭에 불을 놓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백성들의 세시풍속으로는 경칩 때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여겨서 흙으로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고 빈대가 심한 집은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 놓아두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음이 녹은 논에서 개구리나 알이나 도롱뇽 알을 건져먹으며 건강을 빌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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